나눔의 미학, 자원봉사
구자행 2012/04/17 1110
파란나비.jpg

나눔의 미학, 자원봉사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계 사회는 부조리하면서도 오묘한 질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경쟁, 균형, 순환, 공진화라는 4개의 법칙이 생태계라는 커다란 체계 안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생태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경쟁하지 않는 것은 없으며, 또 경쟁에서 지면 도태하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생명체는 생존하기 위해 다른 생명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생태계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생존을 위한 경쟁은 허락하되, 다양성과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하는 무한 경쟁과 승자독식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호랑이가 생존하기 위해서 멧돼지를 사냥하는 것은 허락하지만, 멧돼지 무리의 멸종을 허락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일 호랑이가 멧돼지 무리를 멸종시킨다면 생태계의 교란이라는 화를 자초해 호랑이들은 생태계로부터 응징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경쟁은 하되 균형의 파괴를 허락하지 않는 자연의 질서에는 또 다른 오묘한 법칙이 있습니다. 바로 순환의 법칙입니다. 강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가 되어 강물이 됩니다. 사슴이 풀을 먹고, 호랑이는 사슴을 잡아먹습니다. 호랑이는 죽어 거름이 되고 풀은 비옥하게 자랍니다. 부분만 보면 강자와 승자가 있지만, 전체를 보면 승자와 패자가 없는 것이 생태계의 순환법칙입니다. 또한 자연생태계는 선의의 경쟁자가 없으면 진화하지 않습니다. 사자의 새끼들은 함께 사냥을 하면서 튼튼한 어미사자로 성장합니다. 바로 공진화(共進化)의 법칙입니다. 이처럼 생태계 는 경쟁, 균형, 순환, 공진화라는 일면 부조리하면서도 오묘한 질서아래 생명을 잉태하고 성장시켜왔습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수많은 사람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밤낮없이 일을 했습니다. 그 시절은 비록 육체적으로 힘들고 고달팠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꿈과 희망이 있었으며, 실제로 꿈을 이룬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절이었습니다. 생태계의 경쟁, 균형, 순환, 공진화의 법칙이 우리 사회에서도 적용되던 시절이었습니다. 비록 머슴의 아들이더라도 영특하고 재주가 있으면 계층상승의 기회를 주는 사회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력했으며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언제부터 기회가 상실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사회가 된 것입니다. 선의의 경쟁은 상대를 파멸시키는 무한경쟁으로 바뀌었으며,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경쟁의 논리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균형, 순환, 공진화의 법칙을 철저하게 파괴시키고 있습니다. 소수만 살기위해 전체를 파괴시키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워런 버핏은 1957년 단돈 100달러를 시작으로 약 60조원에 이르는 재산을 보유하였습니다. 워런 버핏은 ‘나의 기부서약’에서 수많은 사람들은 시간과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가장 소중한 재산인 시간을 기부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재산 99% 이상을 생전 또는 사망시점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부자들도 재산의 50%이상을 사회에 기부하라고 호소했습니다. 사람들은 승자독식의 사회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희망을 보았고, 역할 모델을 발견했습니다.

 최근 나눔이 우리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사람들은 나눔을 과거와는 달리 단순하게 착한일로 해석하기보다는, 승자독식의 사회구조를 치유할 수 있는 가치이자 유용한 도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나눔은 돈 있는 사람은 기부로, 시간과 재능이 있는 사람은 자원봉사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켜 나가는 미학입니다. 승자독식의 사회가 파괴한 균형, 순환, 공진화의 법칙을 복원시켜 나가는 사회적 실천예술입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생활에서 나눔 미학의 연출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실오라기의 비밀
자원봉사를 파는 가짜를 조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