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런테인먼트 살펴보기
구자행 2010/11/29 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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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런테인먼트 살펴보기

 

시민사회의 형성과 새로운 세대의 등장

한국사회는 산업화와 민주화시대를 지나 시민사회로 이행되는 과도기에 있다. 각계각층의 이해와 문화가 심하게 대립하고 충돌하는 몸살을 앓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회를 주도할 핵심계층이 형성되고 있다.

패션 컨설팅 업체인 모라비안바젤 미래연구소는 24~32세의 미혼 직장인 라이프스타일 조사를 통해 386세대의 뒤를 잇는 이들을 ‘인디세대’로 규정하였다. 여기에서 인디는 “기존의 ‘독립된’, ‘소수의’라는 소극적 개념을 뛰어넘어 독립, 협력, 다양성, 재미 등을 뜻 한다”고 한다. 인디세대는 사회에 진출하여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란 첫 세대로 소비문화를 주도하고 경제활동의 주도세력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인디세대는 다양성과 개성을 중시하며, 재미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공부도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로 포장해야만 가능하다고 할 정도이다.

 

주목할 부분은 인디세대의 '직업관'은 적성에 맞는 일(54.6%), 재미있는 일(9.4%)순이며, 나보다 남을 의식, 남이 알아주는 일(1.7%)을 하겠다는 응답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자기가 즐거워야 일을 하겠다는 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특성상 ‘인디세대’는 외모를 꾸미는 것이 습관화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기업들은 이에 대비한 기업전략 세우기에 부심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히트하고 있는 광고들이 인디세대들을 겨냥하여 만들어졌으며, 제품에 따라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기고 있다.

 

평생 ‘일’만 알고 살았던 산업화시대의 5~60대나, 민주화 운동에 청춘을 불살랐던 386세대들에게는 인디세대는 낯설면서도 부러운 존재로 부각되는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우리가 낯설어하든 부러워하든 지금의 사회문화는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으며, 기업이든 개인이든 이 변화에 적응해야만 생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자원봉사활동 역시 새로운 세대가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동기를 부여해주고, 새로운 프로그램과 활동기법의 개발을 서둘러야 할 때다.

 

유행하는 신조어

2004년 1월에 국립 국어 연구원은 ‘2003년 신어집’이라는 아주 재미있는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2003년 새롭게 등장한 신어 656개를 월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어원과 뜻풀이 등을 담은 것이다. 이중에는 이미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육이오 등은 물론이고 가비네이터 등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외래어, 외국어가 56.1%나 차지하기도 했으며, 귀차니즘처럼 우리말에 영어 접사를 결합한 것도 많아 무분별한 외국어 선호 현상이 드러나기도 한 것으로 보고 되었다.

 

‘언어가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것을 볼 때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과 실업율을 반영하는 말이 특히 많았으며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의 신어가 밝은 분위기였던 데 반해, 2003년의 신어엔 어두운 색의 말이 많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국립 국어 연구원의 보고서를 다소 장황하게 소개하는 이유는 ‘인디세대’의 등장과 ‘신조어’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미를 추구하는 신세대들의 성향을 반영하여 2003년에 등장한 신어 656개중 ‘오락(Entertainment)' 가 합성된 신조어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다큐테인먼트(documentary+entertainment)','마켓테인먼트

(market+entertainment)', '워크테인먼트(work+entertainment)', '폴리테인먼트(politics+entertainment)',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entertainment), 에듀테인먼트(education+entertainment)등으로 다소 어렵거나 딱딱한 내용을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추어 재미를 가미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들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 역시 만만치 않다. 현대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교육과 정치의 문제에 본질적으로 접근이 아니라, 단기적이고 기술적인 문제해결방식을 선택하여 대증적(對症的적)인 처방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아무튼 논란의 유무를 떠나서 이른바 00테인먼트 류의 등장은 인디세대와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유사한 아류들은 우리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나타날 것이다.

 

놀이의 의미와 놀이문화

동물과 달리 인간은 삶의 전 과정을 통하여 자신들의 연령에 적합한 ‘놀거리’를 찾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생각과 노동, 교육뿐만 아니라 놀이를 통해서 자신들의 문화를 창조하고 계승시켜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놀이는 사람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어주는 구실을 해주기도 한다. 호이징가는 인간을 놀이를 찾아 즐긴다는 점에서 동물과의 차별성을 갖는 놀이하는 존재인 호모루덴스(Homo Ludens)라고 하였다.

 

먼저 놀이의 개념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놀이는 레져(leisure), 레크레이션(recreation), 오락(entertainment), 플레이(play), 게임(game)으로 표현될 수 있다. 레져는 라틴어 리께레(licere, 자유)와 스콜라(scola, 학습), 희랍어 스콜레(scole 학습)에서 유래된 것으로 자유와 학습이 상호 밀접하게 연관된 개념이라고 한다. 레크레이션은 생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에 자발적으로 즐기는 의미 있는 행위라고 하며, 플레이는 레크레이션과 비슷한 뜻이지만 좀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되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게임이란 좁게는 게임 활동을 의미하지만 근래 놀이의 형이상학적 의미까지를 포섭하는 개념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많은 시간을 사이버공간에서 생활하는 상당수 젊은 네티즌들에게 있어서 게임은 곧 삶이기도 하다. 오락(entertainment)이란 단어는 그 의미상 '사로 잡히다', 또는 '그 속에 있다'의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몰입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놀이와 관련된다. 오락은 참여자로 하여금 현실의 구속과는 다른 차원에 속하게 하며, 또 다른 안전한 환경에서 삶의 무게를 넘어서서 인간다운 시간을 경험하도록 해준다. 근래 오락의 위력이 입증되면서 교육의 한 방식으로 에듀테인먼트('education'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라는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

 

이 모든 부분을 종합하여 놀이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놀이는 자발적 행위이다.

둘째, 놀이는 탈일상성을 갖는다.

셋째, 놀이는 행동 결과보다 행동 자체가 목적인 활동이다.

넷째, 놀이에는 규칙이 있다.

다섯째, 놀이에 경쟁적 요소가 포함될 수 있다.

 

여가문화와 자원봉사활동

호이징가의 호모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에 관한 이론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사람들마다 다를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생산력의 발달에 따라 인간생활이 단순히 먹고 일하는 차원에서 벗어나서 문화의 시대로 접어든 것은 분명하며, 21세기 사회에서는 ‘놀이’는 우리의 생활과 더더욱 밀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본격적으로 주5일 근무가 제도적으로 도입되고 확산되기 시작한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놀이문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며 다양한 놀이문화가 나타날 것이다.

 

자원봉사활동의 프로그램도 인디세대의 등장과 주5일 근무의 실시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변화가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난 사람들을 자원봉사활동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여러 차원에서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다. 특히, 자원봉사활동의 프로그램에 점차 오락성이 가미될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오락성이 가미된 자원봉사활동 프로그램이 독립적이고 재미를 추구하는 인디세대의 취향에 맞는다고 해서 단순히 환영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왜냐하면 신세대 및 새로운 계층의 자원봉사활동의 유인을 위해서 ‘재미’위주의 프로그램이 빈번하게 운영될 때는 자원봉사활동의 근본철학인 ‘가치’를 훼손시키거나, 자원봉사활동의 사회적 역할들을 방기시키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미의 요소를 가미한다고 해서 자원봉사활동의 참여율이 제고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다. 또한, 태초에서 지금까지 인간과 함께 해왔다. 심지어 엄숙한 종교나 의식 속에도 놀이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마르쿠제에 의하면 놀이는 자유의 실현이기 때문에 한 사회의 문화적 이상들이 놀이문화 속에 담기게 된다. 최근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놀이’가 인간행위 및 학습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활용하는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우리는 놀이 자체가 지니고 있는 자발성, 행위자체의 순수성, 규칙성을 잘 접맥할 경우에는 기계적이고 무미건조한 삶의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극복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근래 물신주의의 등장으로 물질적 이익 추구를 최선으로 간주하는 사고방식의 확산됨에 따라 진정한 놀이의 영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놀이’ 가 지니고 있는 흥분과 재미에 따른 자극(중독성), 탈 일상성, 행동자체의 목적성, 경쟁적 요소들이 적절하게 통제되고 조정될 필요가 있다. 놀이의 기능성, 효율성만을 강조할 경우에는 사회현상의 근본문제를 회피하거나 호도시킬 수 있다. 현상적인 성과만을 강조하는 기능주의적, 실용주의적 시도들이 남용되거나 오용되었을 때는 파생되는 결과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경계(境界, Border)’와 자원봉사활동
우리모두 변화의 주인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