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境界, Border)’와 자원봉사활동
구자행 2010/12/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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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境界, Border)’와 자원봉사활동

 

 친북활동가로 알려진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과 송두율교수의 전격 입국과 구속, 무죄(일부사실에 대해서는 유죄)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 마치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인 이명준이가 바다에서 갈매기로 떠돌다가 반세기 만에 서울한복판에 나타난 것처럼, 송교수 사건은 세인들을 놀라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문제의식을 던져주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6.25 전쟁을 겪고 반세기동안 지속된 좌우 이념대립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현대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한국현대사가 잉태시킨 질곡과 아픔, 갈등의 해결이 결코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남북의 경계인’이라는 송교수의 독백에 동의를 하 든 비난을 하 든, 우리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파생시키고 있는 집단과 집단, 이념과 이념, 개인과 개인, 세대와 세대, 종교와 종교 사이에 편을 긋고 등을 돌리게 하는 ‘경계’의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이론적 고민과 실천적 모색을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사실 ‘경계(境界,Border)’는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거나, 자의적이고 이중적인 해석이 가능한 단어이다. 마음공부에서처럼 ‘경계’는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르게 인식하고 공정하게 판단하는데 걸림돌 역할을 한다. 이런 경우 우리는 ‘경계’가 올 때마다 정신을 차려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들을 해나가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비이성적인 아집과 독단에 사로잡혀 다른 것과의 ‘차이’를 ‘차별’ 또는 ‘적’으로 규정하는 비이성적인 아집과 독단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심리학에서는 ‘경계’는 사유와 행동의 일관성을 지켜주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보는 것 같다. 이른바 ‘경계선성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처럼 삶에 있어서 비정상(정신질환)과의 ‘경계’가 없을 경우에는 극도의 분노와 희열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신분열로 오기 때문이다.

 

 ‘경계’가 주는 의미와 ‘자원봉사활동’은 참으로 비슷하다고 주장한다면 지나친 논리적 비약일 수 있다. 그렇지만, 자원봉사활동이 가지는 실천적 ‘유의미성’과 ‘한계’의 경계선을 놓고 볼 때 ‘경계’는 결코 간단하게 처리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일천한 자원봉사활동 경험과 이론의 취약성을 극복하지 못한 나로서는 ‘경계’와 ‘자원봉사활동’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문제는 너무 어려운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어 몇 가지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다.

 

 논리적 비약을 감행한다면, ‘자원봉사활동’은 ‘경계선’ 그자체이다. 자원봉사활동은 ‘개인의 도덕성’과 ‘사회적 위기에 직면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무성’이라는 ‘경계선’, 세대와 세대, 계층과 계층, 지역과 지역, 이념과 이념을 끊임없이 연결하고 통합시키지만 그 근간을 파괴시키지는 않는 ‘경계선’, 댓가 없는 활동을 전제로 활동하되, 어떠한 형태로든 댓가가 보장되지 않으면 활동이 지속되지 못하는 ‘경계선’에 있다. 어디 그뿐인가. 자발성과 사회적 인정이라는 비자발성의 경계선, 사회문제 해결방법에 있어서의 개인적 접근과 사회구조적 접근이라는 경계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성과 보조적 일감과의 경계선, 민과 관의 경계선, 자원봉사활동의 정체성과 타 부문 시민사회단체운동과의 경계선 등등 무수한 경계선에 있다.

 

 최근 자원봉사활동이 수직상승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활성화되는 이유는 사회갈등을 치유하고 사회통합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자발적 사회 참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원봉사활동에 내재된 ‘경계선’의 문제를 이론적, 실천적으로 극복하고 발전시키지 못했을 때 언제가 자원봉사활동은 우리 사회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주변인으로서 ‘경계인’이라는 비난을 자초할지도 모른다. 지금의 ‘경계’는 자원봉사활동을 촉진시키는 주요한 실천적 근거이며, 이론적 토대이다. 그러나 우리는 ‘경계’의 딜레마를 현실에서 슬기롭게 녹여내고 승화시켜 내는 치열한 자기고민과 실천적인 논의들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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