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사람들이 나누는 것
여우씨 2011/05/30 1464
나비 한마리.jpg

작은도서관 사람들이 나누는 것 / 오혜자(초롱이네도서관 관장, (사)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 상임이사)

 

마을의 작은도서관을 드나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야기입니다. 어린이책을 잘 알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복지관공부방과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노인복지관의 어르신들은 순번을 정하여 도서관에서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전통놀이를 가르쳐주며 놀아주십니다. 도서관의 어머니이용자들은 학교도서관의 도서도우미가 되어 학교도서관의 환경을 가꾸고 자녀의 친구들에게 책을 권합니다. 필리핀어머니가 도서관에 자신이 읽을 한글그림책과 자녀가 읽을 만한 동화책을 추천받아 빌려갑니다. 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의 이러한 교류활동은 취약계층어린이들은 물론이고 노인, 다문화, 장애, 맞벌이 등 지역사회에서 보듬어 안아야 할 문제들에 주체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작은도서관의 운영자와 봉사자들에게 어린이책 함께 읽기와 읽어주기는 중요하고도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아주 어린 꼬마들도 책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어른을 좋아합니다. 책을 읽어주다 보면 어린이들이 깔깔 웃는 책과 심각하게 계속 읽어주기를 원하는 책과 그냥 들어주는 책과 심드렁한 책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읽어주는 사람은 아이들의 반응을 보며 의기양양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면서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것은 같은 추억을 갖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가족이 아니면서도 책 사이에서 의미 있는 눈빛을 나누는 어린이와 어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도서관이라면 책이 몇 권 있던 공간이 크던 작던 그자체로 아름다운 마을도서관이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 책을 읽기 전 도서관 친구들에게 동생이 있는 사람을 물었더니 다섯 명이 손을 든다.

"너희들도 동생을 팔고 싶을 때가 있었니? "

" 네~ "

"그럼 내 마음과 같은지 생각해 보면서 읽어보자"

책읽기를 마치고 “아직도 동생을 팔고 싶은 사람”하니 두 명이 손을 든다.

모두 얼굴을 마주보며 웃는다!

 

-아이들이 이쁜 짓을 한다.

순서를 정해 한명씩 자기가 골라온 책을 앞에서 읽어주는 일명 '이야기선생님 놀이'!!

덕분에 '넉점 반', '마술연필'를 보고 왔다. 호강했다.

 

어느새 아이들이 책읽어주는 어른모습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왕따라고 생각하는 아이, 이주여성의 자녀, 할머니와 사는 손자, 다운증후군 동생 손을 잡고 다니는 어린누나 들이 모두 복지관과 공부방에서 책읽어주는 어른들이 만나는 우리 동네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 모두 도서관에서 이야기 속 주인공을 만나고 사건을 만나고 이야기를 읽어주는 사람을 만납니다. 만남을 통해 배우고, 오늘 생활 속에서 배운 것들을 내일 사용하면서 성장합니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통해 얻은 감동을 읽어주고 권해준 어른에게 아낌없이 돌려줍니다. 감동을 나누는 기쁨도 배웁니다.

 

이 시간에도 집과 학원과 학교를 오가며 숨가쁘게 시간을 아껴가며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이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숨을 고르기를 바라면서 작은도서관 사람들은 마을과 소통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자원봉사를 파는 가짜를 조심하라
상식을 의심하는 화두 앞에서